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며칠 전,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잔디를 깎았어요.

어느새 잔디깎기는 일상이 되어 버렸어요.


아파트에 살 때는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나

볼 수 있던 장면이었는데 말이지요.


목조주택 바로 앞 잔디밭, 잔디밭 앞에는 담장이 없이

바로 인도가 접하고 있고 그 다음은 차도인 구조.

시멘트로 된 인도에는 조깅을 하는 사람도 있고

개 산책을 시켜주는 사람도 지나가기도 하고

자전거로 신문배달하는 사람이 잔디밭에 신문을

던져놓고 가기도 했었어요.


잔디밭에는 잔디깎기 기계를 돌리는, 선글라스를 낀

집주인의 모습이 나오죠. 외출하는 옆집 사람에게

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기도 하구요.


그런 모습들은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먼거리만큼이나

거리감이 느껴지던 비현실적인 모습이었는데

어느 날 마당있는 집이 생기고 마당에 잔디를 깔고

잔디깎기까지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.









영화에서 볼 때는 평화롭고 여유롭게 보이기도 하고

저렇게 잔디밭이 딸린 집에서 살면 좋겠단

생각도 했었는데 현실은 또 그렇게

낭만적이지만은 않은 것 같습니다.


특별히 관리하는 것도 아닌데

잔디는 어찌나 잘 자라는지 몰라요.

깎은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금방 다시 깎아야 할

날이 돌아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,


특히 한여름 땡볕 아래에서 잔디를 깎아야만

할 때라든지, 제조체를 사용하지 않아 손으로 일일이

잡초를 뽑는데 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는 풀들을

볼 때면 콘크리트를 확 부어버릴까 하는

치기어린 감정이 들기도 합니다.


하지만 노력 끝에 이쁘게 관리된 잔디밭을 보면

동전 뒤집어지듯 뿌듯한 마음으로 바뀌는,

사람 마음이 참 그래요.


그러니 다시 기계에 전기를 연결합니다.

다시 몸을 굴리고 풀을 뽑는 손놀림은 빨라져요.

겨울 한 철 잘 쉬었으니.

봄, 여름, 가을, 겨울이 지나면

다시 봄이 오듯이.








벌써 다섯번째 봄을 맞이하는 잔디깎기는

보쉬Bosch의 Rotak32 모델입니다.

그동안 고장 한번 없이 잘 사용하고 있어요.

물론 겨울동안은 잠들어 있고 봄부터 가을까지도

매일같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로

사용한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기도 하지만은요.


담이 울퉁불퉁 거친 현무암이다 보니

담 아래 잔디를 깎을 때 이리저리 부딪혀서

상처가 많이 났지만 기계 성능은 여전하니

앞으로 또 몇년간 마드레의 잔디를

잘 관리해 주겠죠.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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